[오솔길]세계 속 강원도 문화
문화는 주로 신화나 전설, 그 안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신으로 그 기원을 삼는다. 문화의 정의를 구하는 질문에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답을 내어 놓을 수 있겠지만, 그 시작점은 신화나 영웅으로 귀결된다.
사람은 누구나 보기에 아름답고 멋있는, 혹은 현실을 초월한 것을 동경하게 되는데 그 동경의 대상을 무리지어 쫓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문화가 생성되는 것이다. 2,000년 이상 된 크리스트 문화, 2,500년의 기원의 불교문화, 유교문화 1,300년 전통의 이슬람문화 등 이 시대까지 전해 내려오는 문화 원형은 전 세계에 퍼져 여러 지역의 고유의 풍습과 섞여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각각의 신화와 구세의 영웅이 혼재된 하나의 거대한 판타지의 속성을 지니며, `그들을 동경하고 그들의 양식을 따라하게 되면서 자연히 문화가 된 것이다.
지금 할리우드에선 슈퍼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초월자이야기에 열을 올리다. 올해는 그 예수의 일대기나 노아의 이야기 등 성경 속 영웅들의 영화를 쏟아내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화의 원형을 멋들어진 포장을 입혀, 말 그대로 상품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현실이 어떻든 신화나 영웅은 다수가 좋아할 만한 확실한 상품이란 뜻이다. 우리는 우리의 신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영웅이 필요하다. 유구한 역사와 많은 문화원형이 산재해 있는 우리나라에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봄비가 내린다. 어느새인가 피었던 개나리는 여린 꽃잎 대신 푸른 이파리를 내놓는다. 강원도 문화의 힘을 세계에 내놓을 때다.
최정오 (사)문화강대국 대표
※ 4·5·6월 오솔길 필진은 △최정오 (사)문화강대국 대표 △이복재 강릉문인협회장 △조규영 2014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자 △최종기 강원수필문학회장이 맡아주시겠습니다.
출처 : 강원일보 / 2014. 4. 7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