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 문화 강원도의 도약
판문점 회담.남북 두 정상은 오래된 가족이 만나듯 반가워하며 손을 잡고 시선을 맞추었다.한걸음 건너면 북이었고,또 한걸음 넘으면 남이었다.평양냉면을 공수해온 김정은 위원장의 “멀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말은 그간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거리감이 얼마나 과장되어 있었는지를 나타냈다.
이제 대한민국과 강원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역사란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는 사건의 배열이다.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우리는 역사의 다음 장에 첫 문장을 써놓은 셈이다.이제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지난 역사의 오점을 바로잡고,아픔을 보듬고,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또한 시대의 흐름을 맞춘 더 행복한 상상을 해야 한다.
▲ 최정오 문화강대국 대표·연출가
그와 함께 강원도에는 평화시대의 주인공으로서 평화체제의 흐름을 선도해야 할 임무가 주어졌다.강원도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분단된 행정구역이다.비무장지대(DMZ)가 북강원과 남강원을 나누고 있으며,남북을 통틀어 한반도 내 가장 많은 군부대가 배치돼 있다.실향민 마을과 군사 작전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된 지역도 강원도에 가장 많이 있다.한반도에서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비극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곳이 바로 강원도이다.강원도는 이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이제 막 시작된 평화 분위기를 가장 앞장서서 선점해야 한다.그리고 그 맥으로 문화예술의 교류 및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
첫 번째로 각 시군에 볼거리,먹거리가 풍성해야 한다.지난 평창올림픽으로 구성된 강원도 1시군 1대표 문화예술 작품들을 좀 더 완성도 있게 보안,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이벤트성 공연보다는 긴 호흡으로 지역의 문화유산들을 개발해야 한다.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주체가 되는 예술작품들이 풍성해질 때,강원도가 다가올 민간 남북 교류에서 주도적인 입장이 될 수 있다.두 번째로 지역의 예술단체와 연합단체들의 지속적인 예술 교류와 협업이 시작돼야 한다.강원도에는 내실 있고 실력 있는 예술인들과 단체가 많이 있다.그들이 모여 새로운 강원도 문화예술을 고민하고 평화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는 품격있는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문학,미술,음악,공연 등의 분야의 보다 입체적이고 전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세 번째로는 지역 내 문화예술 콘텐츠 발굴 작업을 가속화해야 한다.강원도에는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위치했던 모든 왕조의 흔적이 남아있다.아직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은 많은 역사적,인문학적 콘텐츠들이 보물처럼 남겨져 있다.강원도는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과 지역 등의 유산을 발굴,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콘텐츠를 발굴·개발하고 강원도의 문화 동력으로 활용해야 할 때이다.
마지막으로 DMZ의 문화예술적 활용에 공을 들여야 한다.DMZ는 판문점 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의 무대가 되었다.DMZ에 강원도의 색채를 가미해야 한다.평창올림픽에서 점화된 문화 강원의 힘을 DMZ에서 보여줘야 한다.보다 생태 지향적이고 환경 지향적이며 인문예술 지향적인 축제의 장을 만들고 전 세계 사람들을 초대해야 한다.이 모든 것들을 우리의 미션으로 삼고 강원도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야 ‘이제 멀다고 말하면 안되는’ 평화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 / 20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