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퓨전극으로 재탄생

▲ 지난 16일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초연된 ‘라임의 왕 김삿갓’ 커튼콜 모습

 

 

[토요리뷰] 라임의 왕 김삿갓
춘천 축제극장 몸짓 무대서 공연
춘천출신 배우 문상현 연기 돋보여


 

갓과 선글라스를 쓴 악사가 무대 위에 오르더니 이내 풍물 가락에 맞춰 등장한 한복 차림의 배우들이 ‘풋 유어 핸즈 업(put your hands up)’을 외치며 비트에 맞춰 랩을 하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이 지난 16일 저녁 춘천 축제극장 몸짓 무대에서 다시 태어났다.문화강대국(대표 최정오)이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야심 차게 선보인 ‘라임의 왕 김삿갓’은 영월의 위인 김삿갓과 그의 한시라는 역사적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버무려 유쾌하고 통쾌한 한 편의 퓨전극으로 재탄생시켰다.‘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라는 구절로 유명한 김삿갓의 시 ‘영립(詠笠)’을 비롯한 그의 주옥같은 한시는 이번 무대에서 랩이 되고 노래가 되어 관객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갔다.특히 위기에 처한 김삿갓이 현감의 무리와 시 짓기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힙합 대결처럼 연출한 장면은 관객의 환호성을 절로 자아냈다.

뛰어난 무대장악력으로 방랑시인 김삿갓의 매력적인 면모를 한껏 발산한 춘천 출신 배우 문상현을 비롯해 초연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숙한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였다.이날 1,2층 객석은 물론 무대 앞 바닥까지 빈틈없이 메운 관객들은 무대와 함께 호흡하며 200년의 시간을 건너 만난 김삿갓의 새로운 모습에 흠뻑 빠져들었다.‘라임의 왕 김삿갓’ 마지막 공연은 18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 / 2017.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