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연극·영화로…아픈 역사 되새기다-2016 문화예술 키워드 <4>군함도

 

춘천 출신 한수산 소설 통해
강제징용 충격적 실체 알려져
영화·연극 제작 잇따라 화제


올해 도내에서는 지옥섬이라고 불리는 `군함도'를 소재로 한 소설이 출간되고, 영화와 연극이 동시에 제작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인근에 위치한 `하시마(瑞島)'를 지칭하는 것으로 모양이 일본 군함 `도사'를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1940년대 수많은 한국인이 강제 징용당해 하루 12시간 이상 해저탄광(미쓰비시광업 하시마탄광)의 채탄작업에 동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군함도는 춘천 출신 한수산(70) 작가의 소설 `까마귀'를 통해 그 충격적인 실체가 밝혀졌다. 1989년 첫 취재를 시작한 후 15년간의 집필 기간을 거쳐 2003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간된 이 소설은 하시마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피폭으로 희생된 한국인들의 비극적인 삶을 담고 있다. 한 작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5월, 전작 `까마귀'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원고를 추가해 장편소설 `군함도'를 새롭게 출간하면서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하고 기억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군함도' 제작도 춘천역 인근 옛 미군부대 부지에 세워진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소설 `까마귀'와 `군함도'가 원작은 아니지만 영화를 찍고 있는 류승완 감독이 한수산 작가를 만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소설과는 달리 군함도로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군함도를 모티브로 한 연극도 제작돼 성황리에 초연무대를 가졌다. 문화강대국(대표:최정오)이 제작한 `까마귀'는 한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으로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진행된 3일간의 공연 당시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원작자인 한 작가도 연극을 직접 관람하고 완성도에 상당히 흡족해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강제 징용에 대한 사실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군함도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변함이 없어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출처 : 강원일보 / 2016. 12. 16